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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면 vs 사리곰탕면

요즘 '사리곰탕면'에 심취해서 자주 사다먹고있는 중이다.

물론 뼈를 직접 사다가 고아먹는 국물맛만은 못하지만

라면스프 특유의 감칠맛도 나쁘지 않을 뿐더러 그 쫄깃하고 얇은 면의 부드러움이 일품이다.

 

원래 처음에 곰탕면들이 등장할 때에는 '설렁탕면'이라는 경쟁자가 있었다.

처음 그것들을 맛보았을 때에는 단연 설렁탕면이 훨씬 맛있다고 생각했다.

사리곰탕면의 그 얇은 면에 적응을 하지 못해서

설렁탕면이 가진 라면굵기의 면이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리곰탕면은 절대 취급하지 않고 설렁탕면만을 패이버릿 라면리스트에 올렸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설렁탕면은 잘 보이는 진열대에서 사라져버렸고,

그래서 나는 라면 리스트에도 곰탕 베이스의 라면을 빼버렸었는데

어느날엔가 사리곰탕면을 먹어보니 그게 참 맛있는 것이었다.

설렁탕면이 사라졌던 이유가 과연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확고했던 신념이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내심 잠깐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

따로 타인에게 설렁탕면이 훨씬 맛있는 것이라고 설포한 적이 없었기도 했고

뭐 라면 취향정도는 바뀔 수 있지 않느냐고 합리화를 해버렸다.

 

역사책을 몇권 읽다보니

인간이란 참으로 경솔하고 고집만 센 존재여서 전체적으로 창피한 구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나 유럽의 옛날사람들은 참 재미난 족속들이었다.

 

토마토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에는 악마의 사과라 칭하며

그 번뜩거리는 표면과 베어물었을 때 줄줄 흐르는 과즙에 미친듯 겁을 먹고

처음 그것을 먹는 사람을 보고 기절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감자 역시 천하고 게으름을 유발시키는 식물이라 하여 미천한 사람들만 먹는 것이라 정하였고

마늘도 먹으면 악해진다는둥 하며 배척했을 뿐 아니라

빵도 요리법에 따라 게으름을 유발시키는 것과 부지런함을 유발시키는 촉감이 있어서

귀족들은 부드럽고 촉촉한 빵을 먹을 수 있지만(게을러도 되니까) 천민은 딱딱한 빵만 먹어야 된다는

지금으로써는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한 논리를 너무나 정당하게 주장했다.

 

지금

'그건 정말 아니지 저게 훨씬 나아' 라고 확고히 생각하는 것도

언제 별것아닌 계기로 180도 선회해버릴 지 모른다.

그럴 때의 쪽팔림을 대비해서 주장을 좀 슬슬 해놓는 기술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비겁한가.

 

by MJMJ | 2009/05/23 01:52 | just stuff | 트랙백 | 덧글(0)
다큐멘터리 인류 멸망 그 후

인류가 현재의 상황에서 모든것을 고스란히 남겨놓고 뿅 사라진다면...

이라는 가정하에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하여 만든 타큐멘터리를 감상했다.

 

예전부터 소문을 듣고 보고싶어했던 작품이었는데,

내용만 대충 알지 제목이고 뭐고 하나도 몰랐던 탓에

그저 다큐멘터리, 인류가멸망한다면 따위로 소뒷걸음을 쳐봤는데

역시나 네이버는 실망시키지 않고 쥐를 잡아주었다.

"Life after people"

 

미국에서 제작한 모양으로, 미국 중심적 사례가 주를 이루고 있다.(특히 후버댐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인류가 사라진 후 하루, 1년, 10년, 100년, 1000년, 10000년(그 사이사이에 세분화된 기간이 더 있다)등으로 기간을 나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고,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고있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시뮬레이션 영상이 있음직한 상황을 연출해서 보여준다.

 

발전소가 멈춰 정전이 되고,

지하의 통로들에 지하수가 들어차고

식물들이 자유롭게 생장하기 시작하며

야생동물들이 점점 삶의 터전을 넓혀가고

관리의 손길이 멈춘 건물, 다리등이 차차 무너지고 동식물에게 점령되어간다.

지하수가 흘러 약해진 지반이 무너지고, 예전에 흘렀던 강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고

바다는 예의 그 엄청난 생명력을 되찾으며

철근도, 콘크리트도, 마천루도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자연의 힘앞에 장사 없다.

지구의 지배자 인류의 흔적은

책에서도, 디스크에서도, 필름에서도 더이상 볼 수 없다.

100년도 안되어 모두 사라져버린다.

 

결국 최후에 남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건조한 사막에 있는 피라미드, 돌로 만든 만리장성의 흔적, 러시모어산의 대통령들 두상 정도란다.

인류는 발전하고 또 발전했지만,

점토판이나 동굴벽을 능가하는 저장매체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고

자연 그대로를 옮기고 깎아 만든 것들 외에는 영원히 남길 수 있는 것이 없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충격적이기도 하고.

편집을 좀 더 재미있게 하고, 좀 더 과학적인 근거를 많이 제시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정말로,

옛날 옛날에 엄청난 문명을 이루었던 인간들이

에이씨 더러워서 지구에 못살겠다 싶어서

이런저런 고민 끝에 우주선같은걸 몇개 만들어서 싹 사라져버리게 되었는데

그 중 낮잠자다 우주선에 못탄 몇몇 게으르고 정보입수에 무능력했던 인간들이 남아서

'우가차가' 하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

원래 살던 잘난 사람들처럼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라미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저 살다보니 또 다른 방법들이 개발되어 선조들의 엄청난 기술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조금씩 따라가고 있는 것일지도...

 

어디 저 밑에 파보면

대체 어떻게 쓰는지 알아내는데 천년이 걸리는 신기한 물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석유같은걸 좋다고 소중하게 쓰고있는 지금의 인류를 답답해하면서

자가동력장치같은 것으로 잘먹고 잘살고있는 선조들이 있다면

와서 살짝 귀뜸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by MJMJ | 2009/05/23 01:49 | 트랙백 | 덧글(1)
서울대 투썸플레이스

훈쓰와 처음 만났던 날도 여기서 차를 마셨다.

그 때만 해도 테라스자리는 흡연가능했는데 작년 초여름쯤이었나.. 건물 자체가 금연이 되어버렸다.

흡연자들이 설 곳은 점점 좁아져만 간다. 슬픈 일이다.

흡연자들의 천국 프랑스조차 금연까페가 늘어만 간단다.

이제 일본만 남았다는 전설이 들려온다.

  




















서울대점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자연과함께하는 호젓함에 있다.

점심시간에야 사람들이 많겠지마는, 내가 그런 시간에 이용할 확률은 극히 적으니

나는 늘 한산한 모습만 봤다.

테라스에 나가 앉아 관악산 바라보며 요거트아이스크림 한컵 하면 참 좋구나 싶다.

  




































나의 투썸 제일의 메뉴는 딸기요기생크림케잌이다.

언젠가 김션이 맛보여준 후,

훈쓰가 다시 그 맛을 일깨워주어 매우 즐기고 있다.

와인치즈케익도 맛이 좋다.

  



















단, 양말신고 샌들신은 후 배낭짊어지고 나타나는 이동네 특유의 남자들과 마주칠 확률 100%

by MJMJ | 2009/05/22 14:11 | 구경놀이 | 트랙백 | 덧글(0)
서울대 버들골 소풍

 

서울대의 좋은점이 두 세개 정도 있다면, 그 중 하나는 자리 깔고 놀 공간이 그래도 꽤 된다는 것일게다. 물론 축제 때를 제외하고 행여 밟는 시늉이라도 했다가는 경비아저씨가 냉큼 뛰어오셔서 몰아내시는 '총장잔디'는 빼고.

 

버들골은 서울대 전체 중에서도 입구에서 꽤나 멀고 높은 곳에 있어놔서 접근성은 별로 없지만,

나름 또 그것이 맛이라 인구밀도가 낮아서 참 좋다.

버드나무 같은것은 아무리봐도 보이질 않는데 왜 버들골인지는 잘 모르겠다.

 

넓게 펼쳐진 잔디밭이 약간의 구릉지대에 자리잡고있는데, 그 구릉의 꼭대기 지점에서 우리는 뮤지컬을 신나게 했었다.  공연하기 딱 좋아보이는 장소여서 올타꾸나 하고 덤볐는데, 역시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는 원흉인지라 우리가 하도 뛰어다니며 춤추고 밟고 해놔서 그 후로 잔디가 푸르르지 않다는 후문이 있다.

 

 

어디서 알고들 오시는지 주말에 가보면 가족소풍객들이 나무그늘밑에 자리를 잡고 즐거이 놀고있다.

어린이들이 좋다고 뛰어다니고 엄마는 한숨 자고 아빠는 공던져주고 그런 화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론 나같은 부류에게는 공이 겁없이 날아온다거나 방향감각을 상실한 어린이가 뒤뚱뒤뚱 우리쪽으로 뛰어오면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이지만, 세상에 나만 사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내가 먹던 나초를 탐내며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이가 생겨버리면 무척이나 민망하다.

 

가족 소풍객 다음으로.. 어쩔때는 그보다 더 많은 부류의 사람들은 등산객인데, 관악산에 등산왔다가 잠시 쉬어가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분명 이렇게 열심히 걷고 운동한 후 언제 건강했냐는 듯 버스탈때는 치열한 자리잡기 경쟁에 뛰어들고, 서울대입구나 낙성대의 두부집 따위에 가서 거나하게 한판을 벌이실 분들이다.

 

 

이런 나른하고 한가하고 화사한 분위기를 방해하는 한가지 요소가 있다면, 버들골 밑에 위치한 노천강당에서 휴일이고 평일이고 없이 열심히 일하는 한국의 개발자들보다 더 열심히 몸과 마음을 바치는 사물놀이 동아리원들의 거침없는 연주소리가 되겠다.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습을 하는 것이므로 당최 즐길만한 연주실력은 아니고, 선율이 있어서 따라부를만한 것도 아니고 소리만 엄청나게 크다. 그들을 막을자는 아무도 없는 것일까...

 

여하튼지간에 토요일 오후를 부담없이 즐기기에는 꽤 괜찮은 장소다. 잔디가 풍성해서 자리깔고 누우면 푹신하고 잠이 솔솔 오는데다가, 가장자리에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땡볕에 노출되어 파라솔을 쳐야된다던가 하는 상황에 마주칠 염려도 없다. 기름칠하고 썬탠하는 부담스런 멋쟁이들도 없고, 어디 낚을 이성이 없나 두리번거리는 사냥꾼들도 여기까지 오진 않는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중고딩도 안보이고 호객행위하는 잡상인도 없다. 간혹 아이스께끼 총각이 돌아다니는걸 본적이 있긴 하지만 그정도는 반갑달까. 학교 주변의 음식점들에 전화해서 버들골로 배달해달라고하면 배달까지 척척 해준다.

 

요즈음은 학교도 많이 좋아져서 여기저기에 까페도 생기고 먹을곳도 많다.

투썸이니 키친이니 하는 곳들을 가보면 어디 외국대학 온듯 좀 낯설기까지 하고 말이다.

산책하기 좋게 벽돌을 잘 깔아놓고 조명까지 멋지게 만들어놓은 길이 중앙도서관쪽에 있으니

저녁에는 그 쪽에서 산책을 즐기다가 벤치에 누워 담배피우는 맛도 쏠쏠하다.

 

차를 가지고 들어가려면 주차요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각오를 좀 해야할 것이고,

서울대입구에서 학교 들어가는 버스를 타고 반바퀴정도 돌아 도착할 수 있다.

 

내가 아는 가장 조용하고 편안한 소풍장소다.

개인적 익숙함에서 오는 느낌일 가능성이 농후하긴 하지만...

by MJMJ | 2009/05/22 14:08 | 구경놀이 | 트랙백 | 덧글(4)
자동차의 표정

자동차들도 다들 표정이 있다.

디자이너가 그것을 인식하고 디자인을 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독특한 표정의 차들을 보면 저런건 분명 디자이너가 장난을 좀 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전시장에 갔더니 여러 표정의 차들이 잔뜩 있길래

차 자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지만 표정들을 한번 모아보면 어떨까 싶어서 마구잡이로 찍어봤다.

딱 마음에 드는 표정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역시 모아놓고 보니 나름 재미가 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표정은 엑티온의 앞얼굴 표정이다.

언제나 누군가를 때려주러 달려가고 있는 표정.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정은

렉서스 SUV의(모델명은 모르겠다 ㅡ,.ㅡ) 엉덩이표정인데

어찌나 해맑게 웃고있는지

마주치면 나도 항상 웃게된다.

눈도 초롱초롱하고 입도 한껏 벌리고 깔깔 웃으며 돌아다닌다.

까르르 까르르 깔깔깔

 

 

한국 차들은 표정이 없는 것들이 많다.

표정 만들어주세요~

by MJMJ | 2009/05/21 12:15 | 구경놀이 | 트랙백 | 덧글(1)
눅눅한 도쿄(2)

도쿄에 간 첫째날 저녁,

90분 동안 무한리필을 해준다는 샤브샤브집이 우리가 묵었던 신주쿠에 있다길래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돌아 찾아갔건만,

배고파 죽겠는데 30분을 기다리는 통에 포기하고 나와 라멘을 먹었다.

유명하다는 집 찾아다녀 봤자 그게 그거더라 라는 생각에

지나가다 보이는 집에 아무 기대없이 들어갔는데,

포기해야 하나..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자판기가 문앞에 떡 버티고 있었다.

 

 































동생했던 한비씨와 몇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포기할까요? 음.. 한번 해보죠머.

하고 5분여 씨름을 한 끝에 식권을 쟁취해냈다.

일단 면의 종류를 고르고, 토핑을 고르는 형식이었는데

토핑의 종류를 텍스트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제일 비싼 스페셜토핑으로 낙찰.

 

 

























일본의 식당은 혼자 재빨리 먹고 유유히 사라지기 딱 좋게

테이블 구조가 바 형식으로 되어있는 곳이 많다.

T자형 무대처럼, 중간에 길게 있는 공간으로 요리사가 나와서 주문도 받고 서빙도 해준다.

 

마침 우리가 버벅거리는 동안 꽉 차 있었던 자리가 비어서 재빨리 자리를 잡았는데,

우리가 먹고있는 동안 사람들이 와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름 줄서서 먹는 식당에 들어왔다는 기쁨을 느끼며 식사를 하긴 했는데...

언제나처럼 먹기전에는 사진 찍을 생각을 못하고 먹고나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국물만 남았다.

 

 




















맛은...

일본에 갔으니까, 샤브샤브집에 못갔으니까 먹은 것이지

느끼하기도 하고 돼지냄새도 나고

 

우리나라 라면이 최고.

by MJMJ | 2009/05/21 12:12 | 구경놀이 | 트랙백 | 덧글(1)
눅눅한 도쿄(1)

나는 평생 일본에는 가지 않겠다고 대학시절에 천명한 바가 있는데,

미국에 몇번 왕래하면서 싼 비행기표 가격에 무릎을 꿇고

약간 비겁하지만 경유하는 것은 괜찮다는 식으로 합리화를 시작하더니

이제는 나와 궁합이 맞는 구석이라고는 요만큼도 없는 회사에서 보낸 첫 출장이

하필이면 도쿄인지라

어버버 하다보니 도쿄에 와 앉아있게 되었다.

 

일본에 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그 어떤 합리적이고 다수가 이해가능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쉽게 무너질 쓸대없는 자존심은 왜 세웠는지 창피할 지경이다.

 

역사적인 배경을 제일 큰 이유로 삼아, 일본이라는 땅과 민족을 싫어하고

그들의 요상한 어떤면의 문화를 매우 혐오하는 데에서 나온 고집이었던 것인데,

그렇다고 일본만화, 드라마, 디자인도 싸잡아 무시하느냐 하면

오히려 막 좋아하고 앉았으니

애초부터 모순이 가득한 감정이긴 했던 것이다.

 

어쨌든 그 장소가 일본이었던 관계로,

평소 가보고싶었던 곳, 사고싶었던 것, 해보고 싶었던 것이 금새 떠오르지 않기도 했고

준비할 시간도 그닥 없었던 터라 무작정 보라는것이나 보고 오자는 마음을 먹고

"태엽감는 새"(절대 오지않겠다 마음먹었던 일본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작가의 소설을 읽는 경험은 나름 또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권과

재원언니가 권해준 지하철노선표 한장 달랑 들고 날아와버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같이 온 동료들이 관광에 지대한 관심이 있고, 한두번 와본 경험도 있어놔서

그저 부지런히 따라다니면 남들 보는 것은 다 보고 돌아가지 않겠나 생각중이다.

 

공항에서 도시로 들어오는 스카이라인(이었나..)이라는 전철을 타게 되었는데

맙소사 흡연석으로 하겠냐는 권유를 하길래 덥석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역시 일본은 마지막 남은 흡연자의 천국이었던 것이다.

처음 마셔보는 공기와 담배연기를 함께 마시는 것은 일본에서의 첫 경험 치고는 꽤나 운치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창문이 열리지 않는 관계로 공기는 없고 몇 년 동안 찌들어있는 냄새와 옆사람이 피워대는 독한 담배냄새가 섞인 피씨방 화장실에나 가야 맡을 수 있는 냄새를 한시간동안 마시며

역시 인간은 간사하고 나는 더욱 간사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비흡연 칸에 타서 흡연 하고싶어하는 나의 악마같은 마음이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전철 창밖으로 보이는 일본은

흙이 참 검고 붉다.

여기저기 보이는 밭의 흙색이 이곳이 다른 땅임을 느끼게 한다.

지붕 모양이 다르다.

저 지붕 안에는 방 하나는 반드시 들어가겠구나 싶은 어느정도 높이와 각을 가진 지붕이다.

비슷한듯 하면서 뭔가 다르다.

홍콩에서 느꼈던 아! 다르구나 와는 확연히 다른 어떤 느낌이다.

여기가 일본인가.. 싶다가 어느순간 아 우리나라가 아니구나! 하게되고

또 응 완전 똑같군 하다가 조금 눈을 돌리면 앗 이상하게 생겼다! 하는 것이다.

 

호텔이 있는 신주쿠는

분명 명동과 신주쿠 둘 중 하나는 하나를 밴치마킹 했다고 단언할 수 있게 만든다.

어느 골목은 정말이지 사람들만 싹 들어다 옮기면 그대로 명동인 듯 하다.

수 많은 펑 터지고 결이 안좋은 노란 머리를 가진 아이돌스타일의 남자애들과

수 많은 머리색이 노랗고 속눈썹이 1미터이며 드라마에서 튀어나온 듯 한 여자애들을

우리나라 애들로 바꾸면 말이다.

노다메칸타빌레를 보면서 노다메같은 여자애가 일본에는 정말 있어서 저런 캐릭터가 나온 것일까 의문을 가졌었는데

충분히 있어도 되겠다 싶다.

과연 일본의 젊은이들은 내가 살아온 삶을 기준으로 한 리얼리티를 확실히 무너뜨리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리얼한 보통사람들은 그런 것을 무심하게 받아들이나보다.

 

그리고 일본은

눅눅하다.

아직도 좀 걸어다니면 땀이 스물스물 나고

눅눅한 냄새가 난다.

 

 

by MJMJ | 2009/05/21 12:09 | 구경놀이 | 트랙백 | 덧글(0)
장기자랑에 대한 대화

[이코면진] 끔차끔차님의 말(오후 4:47):
사람은 역시 좀 튀려면 노래를 잘해야해


[이코면진] 끔차끔차님의 말(오후 4:47):
 어딜가나 젤편하게 할수있는게 노래다


[ㄷㅅ] best of the best of the best, sir!님의 말(오후 4:47):


[이코면진] 끔차끔차님의 말(오후 4:47):
디자인잘해봤자 말짱 황이야 즉석에서 뭘 할수가있 야말이지


[이코면진] 끔차끔차님의 말(오후 4:48):
장대높이뛰기로 장기자랑할수도 없고


[ㄷㅅ] best of the best of the best, sir!님의 말(오후 4:48):
 ㅋㅋㅋㅋ 


[ㄷㅅ] best of the best of the best, sir!님의 말(오후 4:48):
즈렇지


[ㄷㅅ] best of the best of the best, sir!님의 말(오후 4:48):
백미 달리기를 할것도 아니고


[이코면진] 끔차끔차님의 말(오후 4:49):
장기자랑 해봐! 했는데 뭐 눈물연기 이런거 하기도 그렇고


[ㄷㅅ] best of the best of the best, sir!님의 말(오후 4:49):


[이코면진] 끔차끔차님의 말(오후 4:49):
노래가 최고야

by MJMJ | 2009/05/21 12:06 | just stuff | 트랙백 | 덧글(0)
하루키 우동

요 며칠 하루키여행법 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언젠가 정쉰, 다로랑 그 동안 읽었던 책의 취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젊은시절 영향을 많이 주었던 작가가 있다면, 이제는 그 작가의 책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라는 정쉰의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이 생각이 나서 하루키의 책을 대량구매했다.

 

하루키는 소설도 좋지만 뭐니뭐니해도 수필이 최고라고 나는 생각한다.

소설과 수필의 느낌이 아주 많이 차이가 나서 같은사람이 쓴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도 들 때가 있는데,

그래도 그 안에 맥락을 가지고 흐르고있는 요소들이 몇 가지 있어서 역시~ 하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것이다.

 

사실 음악이 아주 중요한 요소이긴 한데, 내가 음악에 조예가 깊지 못한 관계로 도통 음악과 버무려져있는 장면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음식에 대한 내용이 나왔을 때에는 열과성을 다하여 깊이 공감하고 느끼고 상상하게 된다.

 

하루키여행법에 있는 여행테마 중 '사누키 우동'을 먹으러 여행을 가는 테마가 하나 있다.

잡지 편집자 한명과 안자이미즈마루(일러스트레이터, 하루키 수필에 제대로 어울리는 무심하고 웃긴 그림풍이 단연 최고) 그리고 하루키 이렇게 남자 세명이 우동기행이나 한번 해볼까? 하고 떠난 여행이다. 하루키도 처음에는 우동이 우동이지 뭐 다를게 있겠느냐고 생각을 했지만 막상 가서 그 지방에서 이름난 우동집들을 순회하고는 우동에 대한 패러다임이 전격 변화되었단다.

 

내가 일본인도 아니고, 우동에 관심이 많은 식성을 가진 사람도 아니므로 그 묘사와 설명을 100%이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음 그래그래..' '아 거기는 그런식으로? 허허...' 하면서 읽어내려가게 된다. 그러면서 침을 꼴깍꼴깍 삼키게 되는 것이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요즘 멋짐을 표현하는 어휘중 많이 들리는 것인데 하루키가 바로 그 표현에 적합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가 패션리더이고 상류층의 럭셔리한 생활을 해서가 전혀 아니고,

무언가 무심한듯 하지만 섬세하고, 촌스러운듯 하지만 운치있고, 깐깐한듯 하지만 자유로운 모습때문에.

 

그런데 2박3일인지를 우동만 먹더니 좀 지겹기도 했지만 다들 맛이 있어서 괜찮았다는데, 나도 전주비빔밥여행 따위를 한번 해볼까... 그래도 우동보다는 다채롭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불쑥.

by MJMJ | 2009/05/21 12:05 | just stuff | 트랙백 | 덧글(1)
햄버거

오늘은 저녁에 햄버거를 먹을 작정이다.

안먹은지 꽤 됐으니 간만에 먹으면 맛이 좋을게다.

 

롯데리아 새우버거가 물망에 올라있는데,

훈쓰는 빅맥이 좀 땡기기도 한다고 하고

나는 와퍼가 좀 땡기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롯데리아는 그다지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새우버거만큼은 롯데리아가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다.

탱탱한 새우살과 잘 조리된 소스가 촉촉하게 어우러져 식감이 아주 괜찮다.

맥도널드의 새우버거로 말할 것 같으면, 새우살 패티가 탱탱하지 않고 퍼석하며 소스 또한 약간 짠것인지 느끼한 것인지 판단하기 힘든 어떤 맛을 내고있어서 탈락이다.

 

그런데 후렌치후라이는 또 맥도널드의 것이 롯데리아보다 한수 위다. 아마도 맛소금의 영향이 아닐까 싶은데 살짝 다른 맛이 있다. 기름의 영향일수도...

세트를 사서 들고나오면서 봉투에서 하나씩 꺼내어먹는 후렌치후라이의 맛이란... 그걸 먹다가 너무 맛있다고 짜증을내면서 전화를 한 적이 있다.

맥도널드의 불고기버거나 치킨버거를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빅맥도 꽤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사실 와퍼가 짱이긴 한데, 도통 우리동네에서 가까운 지점이 없는 관계로 자주 못먹고있다.

치즈와퍼쥬니어가 진정 짱인데 말이다.

 

새로나온 메뉴가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긴 하지만,

역시나 늘 선택하는 메뉴들은 오래 자리를 지킨 메뉴들이다.

진열대 앞에서 늘 고민하지만 집어드는 것은 신라면이듯.

 

아무튼 오늘은 새우버거로 최종결정이 나지 않을까 싶다.

 

아참 그런데 KFC는 그 어떤 것도 맛있는게 없는 와중에 딱 하나 비스켓이 먹을만하다.

안먹은지 오래됐는데 좀 먹고싶은걸...

by MJMJ | 2009/05/21 12:02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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